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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인천 개항장 해질녘 산책 코스|공영주차장부터 소품샵 설레빗까지

해 질 무렵 시작한 인천 개항장 산책

계획 없이 나선 해질녘 산책이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을 줄 몰랐다.

인천 개항장은 낮에는 오래된 건축물과 골목이 눈에 들어오는 동네지만, 해 질 무렵이 되면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번 글에서는 와이프와 노을 질 시간쯤 개항장을 걸으면서 만난 풍경들, 그리고 골목에서 우연히 들어간 소품샵 ‘설레빗’ 이야기를 남겨본다.

개항장, 노을이 벽돌을 데우는 시간

개항장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했다. 주차장 안내판에는 최초 30분 600원, 이후 15분당 300원, 하루 최대 6,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해질녘에 개항장 산책을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할 만한 정보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진짜 개항장이 시작된다. 담쟁이덩굴이 지붕까지 타고 올라간 오래된 벽돌 상가와 ‘MUSIC PUB’이라고 손글씨로 눌러 쓴 갈색 문.

낮의 볕이 아니라 노을이 벽돌 색을 데워놓은 덕분에, 오래된 것들이 오히려 더 생생하게 보였다.

 

계속 걷다 보면 흑백으로 남기고 싶은 건물을 만난다. 현재 인천개항박물관으로 사용되는 옛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 건물이다.

이후 한국은행과 조선은행 인천지점으로도 사용됐던 곳으로, 아치형 정문과 견고한 석조 외관이 인상적이다.

산책로 곳곳에는 초록 기와를 얹은 일본식 가옥이 미장원으로 쓰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옛 건물과 지금의 쓰임이 겹쳐 보이는 게 개항장 산책의 재미다.

 

 

파란 벽에 노란 철문, 그 옆으로 금장 무늬가 촘촘히 새겨진 대문까지. 색을 과감하게 쓴 골목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만난 핸드드립 커피 간판을 단 하얀 목조 건물 앞에는 빈티지 자전거 화분과 수국이 소복하게 피어 있어 골목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장미 넝쿨이 처마까지 감아 올라간 목조 카페도 지나쳤다.

붉은 벽돌 성당 종탑이 정면으로 보이는 큰길에서는 전구 줄이 하늘을 가로지르고, 그 아래로 사람들이 느린 속도로 걷고 있었다. 이날 걸었던 길에서 사진 한 장만 고르라면, 개인적으로는 이 지점을 꼽고 싶다.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돌로 만든 등이 양옆으로 줄지어 있는 조용한 길이 나온다. 은행나무 그늘이 계단 끝까지 이어져서 걷는 동안 소리가 한 톤 낮아지는 느낌이 든다.

산책 중에는 콘크리트 건물에 야외 테이블을 놓은 가게도 있었는데, ‘마계인천’이라는 인천 로컬 수제맥주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 방문 리스트에 추가해뒀다.

 

 

골목에서 만난 소품샵, 설레빗

 

산책 중 골목 한켠에서 보라색 문 하나가 눈에 띄었다.

나무 간판에는 ‘설레빗 — 문구 / 스티커 / 캐릭터 / 소품샵 / 신기한거’라고 적혀 있었고, 그 옆에는 산타 옷을 입은 곰 인형이 지키고 서 있었다.

 

설레빗 한눈에 보기

주소: 인천 중구 신포로27번길 56 1층
위치: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골목
특징: 레트로 캐릭터 인형·문구·슬라임 등을 판매하는 소품샵
음료: 방문 당시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 2,000원 안내
추천 포인트: 어릴 적 동네 문구점을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한 분위기

※ 영업시간과 가격은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권장한다.

 

문을 여는 순간 훅 끼쳐온 건 오래된 인형과 종이 냄새였다. 체크무늬 바닥 위로 삐삐 인형과 토토로, 비니베이비 곰인형이 선반마다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물건이 일렬로 정돈된 매장이라기보다, 선반 사이를 천천히 둘러보며 보물찾기하듯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공간이었다.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분홍 벽 쪽 선반에는 산리오·디즈니 캐릭터 문구와 인형이 가득했다.

벽 한쪽 슬라임 판매대에는 ‘만지지 마세요, 누르기는 X, 느낌은 GOOD’이라는 손글씨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한 줄이 가게 전체 분위기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나가는 길에 보니 문 옆에 ‘TAKE OUT 아메리카노 2,000원’ 입간판이 붙어 있었다. 소품샵인 줄만 알았는데 커피도 판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인천 개항장은 해 질 무렵에 걸어볼 것

계획 없이 나선 해질녘 산책이었는데, 노을 진 골목과 뜻밖에 만난 소품샵 하나로 완전히 꽉 찬 하루가 됐다.

인천 개항장은 낮에 걸어도 좋지만, 노을이 오래된 벽돌과 골목을 물들이는 해 질 무렵의 산책을 개인적으로 더 추천한다.

여러분은 최근에 예상하지 못하게 좋았던 산책길이나 가게가 있으셨나요? 저는 다음에는 이 골목을 낮에도 한번 걸어볼 생각이다.


함께 보면 좋은 인천 여행 코스

이번에 걸었던 코스는 북성포구에서 시작해 아키라커피와 개항장을 지나 차이나타운까지 이어졌다. 원하는 장소의 글을 선택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북성포구
공장이 사라진 뒤 달라진 풍경과 노을 출사 정보
👉 인천 북성포구 포스팅 보러 가기

 

아키라커피 본점
차이나타운 골목에서 만난 일본 가정집 감성 카페
👉 아키라커피 본점 포스팅 보러 가기

 

차이나타운·가배차관
붉은 조명이 켜진 거리와 달지 않은 얼그레이 밀크티
👉 차이나타운 가배차관 포스팅 보러 가기

 

SLOW LOG

느린 걸음으로 쌓아가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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